최근 아파트 택배 논란에 재조명된 ‘다산신도시 그 아파트’…지금은?

김포 아파트 택배 대란
다산 신도시 사건 재조명
입주민·택배기사 모두 고충

최근 김포의 한 아파트 입구에 택배가 수북이 쌓이는, 이른바 ‘택배 대란 사태’가 벌어지며 6년 전 다산신도시 아파트의 택배 대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대표적인 택배 갈등으로 꼽히는 지난 2018년 다산신도시 아파트의 택배 대란이 불거진 지 6년이 지났으나, 택배 갈등 관련 법규와 제도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포 XX 아파트 택배 대란’이라는 제목의 글이 사진과 함께 게시됐다. 게시된 사진에는 집 앞으로 배달되어야 하는 택배들이 아파트 입구에 수북이 쌓여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는 택배 대란의 이유로 택배 기사와 입주민 간의 갈등을 꼽았다. 작성자는 “기존 OO 택배 기사 차량이 저상 택배 차량이 아니라며 지상 출입을 막아달라는 지속적인 민원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택배기사는 자비 400만 원을 들여 저상 택배 차량으로 개조해 해당 아파트의 지하로 진입했는데 다른 택배차들이 지상으로 출입하고 나가는 것을 목격하며 이른바 ‘택배 대란’이 벌어진 것이다.

자비를 들여 저상차량으로 개조한 택배기사는 일부 택배기사들의 지상 출입을 목격한 이후 차별 대우에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택배를 관리실 앞에 내려놓고 알아서 찾아가라고 말하는 등 차별 대우에 대해 불만을 품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택배 대란이 가장 크게 불거진 것은 지난 2018년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소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입주민들이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하면서 택배 대란이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해당 아파트의 입주민들은 아파트 단지 내 지상 통로의 택배 차량 진입을 불허하였고, 지하 또는 지상 주차장을 이용하여 택배 배송 업무를 하라는 요구를 하자 CJ 대한통운을 비롯한 택배 회사와 택배 기사들이 반발했다.

이런 입주민들의 요구는 후진하던 택배차가 단지 내 보행하던 가족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하자 시작된 통제로 보인다. 이어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이 실제로 단지 내 지하 주차장, 지상 주차장 외의 통로에 대한 택배 차량의 출입 금지를 시행하자 택배 물량이 가장 많았던 CJ 대한통운이 각 세대 배송을 거부했다.

CJ 소속의 택배 기사들이 집까지 택배물을 가져가는 방법 대신 인도 또는 아파트 상가의 지상 주차장에 택배물을 놔둔 뒤 ‘입주민들이 내려와서 직접 가져가라’는 문자를 보내며 반발하자 해당 아파트의 관리사무소는 공지 사항을 게시판에 부착했다.

해당 공지 사항은 택배사가 정문으로 찾으러 오던지 놓고 간다고 하면 “정문과 동문 주차장 파킹 후 카트로 배달 가능한데 그걸 제가 왜 찾으러 가야 하죠? 그건 기사님 업무 아닌가요?”라고 대응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어 “택배기사님들 편의를 위해 지정된 주차장이 있고 카트로 배송하면 되는데 걸어서 배송하기 싫다고 반송한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게 반송 사유가 되나요?”라고 대응하라고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런 공지 사항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자, 해당 아파트의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개입하고 여러 논의가 이어지며 갈등이 해결되는 둥 했으나 결국 택배기사들이 일일이 손수레를 끌고 배송하고, 다산신도시에서는 현수막으로 택배 기사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적는 등의 조치로 사태가 일단락됐다.

그러나 2년 뒤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다시 ‘택배 대란 사태’가 발생하며 입주민과 택배 기사 사이의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택배 기사 측은 입주민 대표와 택배 회사와의 회의에서 거점 택배 구역을 마련하겠다고 합의하지 않았냐고 따졌으나, 입주민 대표는 택배 기사를 향해 막말을 뱉고 합의한 적 없다고 말하는 등 논란이 더욱 불거졌다.

현재까지 택배기사와 입주민 간의 갈등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 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지난 2019년 1월부터 지상 공원형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 높이를 2.7m 이상으로 만들도록 의무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사한 갈등 상황이 곳곳에서 일어나며 궁극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정부가 궁극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목소리가 모이고 있다. 실제로 지상 공원형 아파트가 늘어나고 택배량이 증가하는 사이 갈등을 둘러싼 책임이 관리사무소에 돌아가는 추세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근본적인 갈등의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노동환경과 주거 형태의 변화가 얽혀 있는 사회적 문제가 관리사무소의 책임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