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보이스피싱 유행
1인 피해액 464억, 356억
한국보다 처벌 형량 낮아
지난 13일(현지 시각) 홍콩 매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이스피싱 사건 현황을 공시하는 홍콩 상사 범죄국은 단 한 명의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당한 역대급 갈취 금액을 공개했다. 피해자 A 씨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돼 2억 6,500만 홍콩달러를 잃었고 이는 한화로 약 464억 원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164억 원으로 초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더 펜트하우스’ 청담을 약 2가구에서 3가구를 구매할 수 있는 막대한 규모의 재원을 한순간에 잃은 셈이다.
홍콩 범죄국은 피해자 A 씨가 지난해(2023년) 3월부터 범죄자 단체로부터 전화를 받기 시작한 사실을 전했다. 가해자들은 홍콩 공무원을 사칭해 A 씨가 돈세탁 등의 각종 범죄에 연루되었다며 이와 같은 내용에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선 보증금을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의 주장을 철석같이 믿고 거액을 보증금 명목으로 여러 차례 송금했고,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이에 범죄임을 자각한 A 씨는 올해 1월 경찰에 신고했고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 A 씨를 상대로 보이스피싱을 벌인 이들은 총 3명으로 검거 후 갈취한 돈 가운데 극히 일부인 157만 홍콩달러(한화 약 2억 7,500만 원)만 회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하여 해당 범죄 피해액은 홍콩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금 가운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홍콩 상사 범죄국은 2024년 1분기에 경찰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범죄 사건은 총 474건이라고 밝혔다. 총피해액은 7억 8,900만 홍콩달러로 한화 약 1,382억 원으로 덧붙였다. 이 중 공무원을 사칭한 사건이 35%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켰고, 홍콩에서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사실을 전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홍콩은 거액의 보이스피싱이 빈번히 발생하는데, 앞서 최고 금액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인물은 90세의 한 할머니 B 씨로 5개월 동안 여러 번 송금이 진행돼 365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
B 씨는 홍콩 최고 부촌으로 알려진 빅토리아 피크 인근에 거주하는 부호로, 중국 본토 관리를 사칭한 일당에게 보이스피싱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B 씨는 3개의 은행 계좌로 총 11차례에 걸쳐 2억 5,490만 홍콩달러(한화 약 356억 7,000만 원)를 송금했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B 씨의 명의가 중국 본토에 심각한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수법을 통해서 피해금을 갈취했고, 당시 19세 한 대학생이 B 씨의 집을 찾아가 다른 일당과 통화하도록 유도해 믿을 수밖에 없게 세팅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홍콩에서는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어떤 처벌을 내릴까? 홍콩의 ‘절도죄 조례’에 따르면 제16 A조는 명백한 사기 행위라고 ‘타인을 속이려는 의도로 이루어진 모든 작위 또는 부작위’라고 명기되어 있으며, 이러한 행위 결과에 따라 권리에 대한 위협과 침해가 발생해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14년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더하여 조직적인 범죄로 사기 행위를 벌일 경우 ‘조직범죄 및 특수범죄 조례’ 제8조에 따라 재산몰수 및 벌금을 부과하거나 최대 10년의 유기징역까지 가중처벌 할 수 있다. 더하여 개별 조례로 ‘형사죄행 조례’ 안에 협박죄 등이 추가로 적용되어 높은 처벌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한국 판례에 따르면 가장 긴 형량인 35년보다 한참 아래로 밑도는 수치로, 홍콩 법안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지난 2023년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대해 역대 최장기형인 징역 35년을 성공했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해당 인물은 필리핀을 거점으로 560명의 피해자를 양산해 총 100억 원대의 재원을 갈취한 조직의 총책으로 죄질이 무거워 재판부에 강력한 처벌을 내려달라 호소했다. 이에 재판부는 필리핀에서 강제 송환되어 구속 재판이 진행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과 일행에 각각 징역 35년, 27년을 선고했다. 더하여 총책에게는 추징금 20억 원, 일행에게는 3억 원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기존에 재판부가 최장기로 처벌을 내린 기간은 징역 20년 형이었지만, 국민 법 감정이 바뀌었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처벌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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