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베이글뮤지엄
지난해 매출 800억 기록
“매각 추진 계획 없어“
서울에서 가장 핫한 베이글 맛집으로 손꼽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은 2021년 9월 안국역 인근 1호점을 시작으로 대표적인 ‘빵지순례’ 코스로 자리 잡았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처음 오픈과 함께 큰 인기를 얻고 2022년 2월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법인명을 LBM으로 변경했고 현재는 안국점, 도산점, 제주점, 잠실점, 수원점, 여의도점 등 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9일 런던베이글뮤지엄(법인명 엘비엠)은 첫 감사보고서를 통해 매출은 796억 원, 영업이익은 24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감사를 받지 않은 전년도 재무제표와 비교하면 매출은 120.9% 늘었고, 영업이익은 91.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0.5%에 달한다. 이는 국내 지역 대표 빵집인 성심당의 영업이익률(25%)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80.5% 늘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이 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창업자(CBO)인 이효정 씨의 철학이 녹아 있는 브랜딩의 영향이 컸다. 그는 2023년 조선비즈 유통산업 포럼에서 열린 강연에서 ‘런던베이글뮤지엄’이라는 이름에 대해 자신이 사랑하는 단어를 합친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씨는 영국의 몬머스 커피(Monmouth Coffee)에서 영감을 받은 사실을 설명하며 ”전까지만 해도 카페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나 바이브, 이런 것을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공간에 밀도가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브랜딩의 주가 되는 ‘공간의 밀도’라는 단어에 대해 설명하며 ”밀도는 단순히 기물을 많이 채우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레이어(layer)“라고 덧붙였다. 또한, ”공간의 구성원들, 조명의 방향, 내부와 외부의 공기, 손님들이 내는 식기 소리 등의 요소들은 모두 합쳐져 무수한 레이어를 만든다“라며 ”이런 것들이 공간의 밀도라고 생각하고, 이를 통해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중압감을 느낄 정도의 에너지를 주고 싶다“라고 본인의 소신을 밝혔다.
창업자인 이효정 씨는 “맛은 단순히 혀끝을 통해 느껴지는 것뿐만 아니라, 그 맛을 느끼는 상황과 결합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단순히 베이글의 맛에서 그치지 않고, 앞서 말한 주변 공간의 레이어와 결부됐을 때 독특한 맛의 경험이 나타난다”라고 말하면서 공간 인테리어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를 밝혔다.
이 씨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국 현지의 오래된 베이글 가게의 인테리어를 2021년 안국역에 처음 문을 연 런던베이글뮤지엄 안에 그대로 녹아냈다. 손으로 직접 쓴 메뉴명부터 특색 있는 실내 장식들과 소품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다양한 재료를 적절하게 배합해 만든 여러 종류의 베이글도 내놓았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막혀 있던 코로나19 시기에 소비자들에게 마치 여행을 떠난 듯한 감성을 느끼도록 해 대리 만족을 시키는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감각적인 인테리어들은 이전에 이효정 창업자가 가진 직업과도 연관이 있다. 그는 20년 가까이 패션업계에 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식품을 섭취하는 행위는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감각을 누리기 위함이다”라며 “패션 브랜드를 운영해 본 사람들은 오감을 자극하는 방법을 잘 알기 때문에 이를 잘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외식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런던베이글뮤지엄이 기업가치 3,000억 원 규모로 매각을 추진한다는 추측이 전해졌었다. 이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를 비롯한 10여 곳의 투자자들이 런던베이글뮤지엄의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런던베이글뮤지엄 측에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신규 투자를 진행하는 상황”이라며 “현시점은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런던베이글뮤지엄의 지분은 초기 투자자인 이상엽 이사가 46%를 소유해 최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으며, 김동준 이사는 29%, 강관구 대표 이사는 1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회사 창립자로 알려진 이효정 CBO(최고 브랜드책임자)는 1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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