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공사장 화재
부산시 합동분향소 설치 거부 논란
삼정기업 화재 후 경영난 심화해

최근 6명이 숨진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져 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27일 삼정기업·삼정이앤시는 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삼정기업 측은 “최근 건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등으로 양사를 합해 2,500여억 원의 미회수 채권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장기 프로젝트 개발사업의 차질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어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측은 “최근 발생한 반얀트리 리조트 공사 현장 화재는 잔여 공사비 채권 회수를 불투명하게 만들었고, 금융기관의 추가 자금 조달이 전면적으로 중단돼 경영난을 더욱 심화시켰다”라면서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는 반얀트리 리조트의 분양 부진으로 1,000억 원 이상의 공사비를 자체 자금으로 선 투입하고도 시행사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정기업 측은 “회생 절차를 통해 이른 시일 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운영을 정상화해 채권자 여러분께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라며 “기업회생 절차를 투명하고 성실하게 진행할 것이며, 법원이 관리하에 책임 있는 경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삼정기업은 “반얀트리 화재 사고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으신 희생자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하며,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면서 “회생 절차와 별개로 화재 사고로 인한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정기업의 시공 능력 평가액은 부산 8위 수준으로 확인됐다. 1985년 설립해 부산 지역 대표 건설사로 성장해 굳은 심지를 지켜왔던 삼정기업의 기업회생 신청 소식에 업계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더하여 삼정이앤시와 삼정기업이 이번 반얀트리 화재 사고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형사적 책임으로 두 기업에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삼정기업의 기업회생 소식에 따라 지역 금융계 역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는 BNK금융그룹 계열사 3곳이 반얀트리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BNK는 이 사업에 부산은행 200억 원, BNK 캐피탈 200억 원, BNK투자증권 150억 원 등 총 55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BNK가 삼정기업에 해 준 대출 규모는 1,000억 원을 훌쩍 넘어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여기에 삼정기업이 경영난을 이유로 회생 절차에 돌입했으나, 유족 보상 문제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정을 내려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일부 유족과 합의는 진행됐으나, 기업회생 절차가 보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삼정기업의 경영난을 촉발한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복합리조트 공사장 사고는 지난 14일 오전 10시51분께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복합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1명이 경상을 입은 사고다. 관계자에 따르면 화재 당시 공사장에는 35개 하청업체 작업자 780여 명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6명이 숨진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공사장 화재 유가족들은 현재 투명한 정보 공개와 철저한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가족 대표는 “지난 20일 부산환경공단 해운대사업소에서 진행된 피해 유족 대상 부산시 합동 설명회는 아무 내용 없이 언론에 다 나온 내용을 말하는 면피용 설명회였다”며 “부산시 간부는 설명회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족들을 어린애 달래듯 했는데 부산시장이 직접 컨트롤타워 수장이 돼 사고 조사와 진상규명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생존자 증언에 따르면 반얀트리 공사 중 이전에도 불이 났었는데 철저한 진상규명이 진행돼야 한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인데 삼정이 현장을 관리하고 있어 (증거)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합동분향소 설치를 거부하는 부산시의 대응까지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산시는 사상자가 합동분향소 운영 기준에 미달하게 됐다며 설치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유족들은 제대로 된 사고 조사를 통한 진상 규명, 중대재해 책임자 처벌, 부산시와 삼정기업·삼정이앤씨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삼정기업, 삼정이앤씨, 루펜티스, 반야트리의 공식 사과 기자회견, 추모비와 조형물, 기록물 마련, 제대로 된 보상과 유가족 지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