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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비판 있었죠” 동네 빵집 하나로 시작한 사장님…인생 역전한 사연

윤미진 기자 조회수  

여러 식품 계열사 거느린 SPC 그룹
황해도 상미당에서 시작
최근 블랙기업 행태로 비판받기도

출처 : SPC 그룹
출처 : SPC 그룹

지난해 12월 식품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의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가 14개 국가에 설립한 매장 수는 630여 개였다. 경쟁 업체인 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9개 국가에서 560여 개의 매장을 설립한 것과 비교하면 10%가량 많은 수치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K-베이커리 열풍의 선두에 서 있다.

이런 파리바게뜨를 탄생시킨 SPC 그룹은 어디서 시작했을까. SPC 그룹은 1945년 황해도 옹진에 개업한 ‘상미당(賞美堂)’이라는 작은 빵집에서부터 시작했다. 상미당은 ‘맛있는 것을 주는 집’이라는 뜻으로 당시 24세의 허창성 SPC그룹 전 회장이 14살부터 일본인이 운영하던 제과점에서 배운 제빵 기술을 토대로 운영해 왔다. 빵집이 번창하면서 허 회장은 서울 을지로 방산시장 부근으로 상미당을 이전하게 된다.

출처 : 뉴스 1
출처 : 뉴스 1

그러나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한국으로 미군이 들어오게 되면서 1945년부터 1950년까지 많은 빵집이 생겨나 경쟁이 치열해졌다. 서울에도 이미 태극당, 고려당 등 유명 제과 업체가 열 군데 넘게 존재했다. 이에 허 회장은 다른 빵집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빵의 생산 비용을 절감하게 된다. 이때 차별화를 위해 개발한 것이 ‘무연탄 가마’였다.

무연탄 가마는 연료비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기 때문에 빵값 또한 자연스레 낮아지게 되었다. 무연탄 가마의 도입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 성공을 거둔 허 회장은 1959년 용산에 삼립제과공사를 설립한다.

출처 : 뉴스 1
출처 : 뉴스 1

삼립제과공사(이하 삼립)는 이어 1963년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공장을 준공하며 본격적인 빵 생산에 나섰다. 동네 제과점에서 빵을 만드는 가내수공업적 단일 생산에서 공장에서 빵을 생산하는 양산빵 형태를 선보인 것이다. 그중 삼립의 주 판매 상품은 현재까지도 생산되고 있는 ‘크림빵’이었다. 크림빵은 1960~1970년대 공장 야간 노동자들의 식사 대용품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허창성 회장은 이 성공에 그치지 않고 1964년 신제품 개발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후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던 찐빵을 발견한 허 회장은 호빵의 제품화를 시도했다. 당시 호빵의 촉촉한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서 기술이 필요했다. 허 회장은 이 문제를 ‘찜통’의 개발으로 해결했다. 현재 우리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내부가 보이는 형태는 이때 개발된 것이다. 찜통이 개발된 이후인 1971년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호빵이 소개됐다.

호빵은 출시된 해 12월 하루 평균 출하량이 100만 개를 넘어서며 엄청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2020년까지 삼립호빵의 누적 판매량은 약 60억 개에 달했다. 호빵은 지금까지도 붕어빵, 약과 등과 함께 K-베이커리의 수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출처 : 뉴스 1
출처 : 뉴스 1

그러나 허 회장은 1992년 돌연 은퇴를 선언하면서 장남인 허영선에게 삼립식품을, 차남이던 허영인에게 매출 규모가 삼립의 10분의 1 정도인 ‘샤니’를 물려준다. 이후 공장 빵에 대한 인식이 이전과는 달라진 상황에서 두 아들은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이 선택으로 두 아들의 행보가 엇갈렸다.

먼저, 차남인 허영인은 오로지 빵과 식품에 집중했다. 미국에서 제빵 유학을 한 경험을 토대로 던킨브랜드 그룹과 합작해 미국의 도넛 브랜드인 던킨도너츠와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배스킨라빈스를 한국에 들여오게 된다. 그리고 1985년에는 파리크라상을, 1988년에는 파리바게뜨를 열어 베이커리 사업에도 진출한다. 이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샤니는 1997년 삼립식품을 앞지르게 된다.

허영선은 빵 외의 다른 사업들에 눈을 돌렸다. 음료, 패스트푸드, 콘도, 골프장, 유선방송 등 여러 사업에 진출해 사세를 확장했다. 그러나 IMF가 발발하게 되면서 콘도, 골프장 등의 사업이 하락세에 접어들게 되자, 무리하게 리조트 사업을 추진하던 삼립식품은 1997년 5월 결국 부도를 맞았다.

IMF 상황에서 허영인은 다른 선택을 한다. 캐릭터를 이용한 빵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최초의 캐릭터 빵인 ‘국찐이빵’이다. 또한 허영인은 해당 상품의 큰 성공에 그치지 않고 ‘포켓몬빵’을 출시하여 기세를 이어 나갔다. 이렇게 사세가 엇갈리던 두 회사에서 살아남은 것은 차남의 샤니였다. 결국 2002년 샤니가 부도가 난 삼립식품을 인수하고, 2004년 SPC 그룹을 출범하게 됐다.

출처 : 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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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오랜 역사가 있는 SPC지만 최근에는 논란이 끊이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한다. 특히 2022년 평택 SPL 제빵공장 상반신 끼임 사망사고, 2023년 성남 샤니 제빵공장 기계끼임 사망사고 등 산업재해 관련으로 대중들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렸다. 2024년 기준 SPC그룹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572건으로 집계되었다.

이와 관련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2022년 10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진행하고 총괄사장인 황재복 대표가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 경영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에 있었던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는 계열사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를 막지 못한 데에 대해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산재 사망 사고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안전 경영이 기업 문화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재 청문회에서 SPC그룹의 ‘2조 2교대’ 근무 환경을 개선할 여지가 있냐는 물음에는 “대표이사와 노동조합이 함께 의견을 모아 방향을 제시하면 거기에 따라갈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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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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