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호 쌍방울 대표이사
마스크 사업으로 주가 급등
입사 2년 차 우수 사원상 11번
지난 2003년 평범한 공채 출신 샐러리맨으로 입사해 18년이 지나 국내 토종 속옷 기업의 새로운 미래를 디자인할 주인공으로 낙점된 인물이 있다. 그는 MBC의 예능프로그램 ‘아무튼 출근’에 출연한 첫 CEO로, 일반인들에겐 ‘트라이’로 잘 알려진 쌍방울 그룹의 대표를 맡아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 된 김세호 대표다.
지난 2020년 입사 18년 차를 맞아 쌍방울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김세호 대표는 2003년 쌍방울 기획팀에 입사해 영업관리소장을 거쳐 부사장 자리에 오른 다음, 무려 4개월 만에 대표 자리로 승진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는 18년간 영업, 기획, 마케팅, 영업 관리 등을 두루 거치며 경험을 쌓아온 인물로 알려졌다.
이어 김세호 대표는 오전 5시 정식으로 출근하기 전부터 도매시장에 먼저 들러 거래처 상인들과 소통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아무튼 출근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CEO라고 하면 흔히들 수행비서나 운전기사를 대동할 것으로 생각하는 시청자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김세호 대표가 직접 운전하는 것은 물론 거래처에서 물건을 정리하거나 마주치는 인물들에게 90도로 인사하는 모습을 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김세호 대표는 출근 이후 영업 사원 출신답게 능숙하게 전산 프로그램에 접속해 매출을 확인하는가 하면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하루에도 몇 차례씩 속옷을 갈아입으며 제품 피드백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반 사원 출신으로 CEO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된 그는 실제로 지난 2008년 한 해 동안 무려 11차례 사내 우수 영업사원 상을 받았으며, 그 이듬해에는 물류창고에 쌓인 65억 원어치의 재고를 순식간에 동나게 해 사내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소문이 자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영이나 마케팅을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사업 감각으로 시장 흐름을 빠르게 잡는 등 사업 부문에 두각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김세호 대표는 “거래처 속옷 매장 하나하나를 작은 기업으로 인식하고, 그들에게 단순히 속옷을 납품하면 그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기업을 컨설팅하고 비즈니스적 관계를 이어가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히며 비결을 언급했다.
김세호 대표는 대표 취임식 이후 가장 먼저 조직 개편을 단행해 대대적인 인사이동을 통해 쌍방울 그룹에 자리 잡고 있던 과거의 고루한 이미지 벗어던지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대리에서 사업부장으로 빠른 승진을 한 이들과 팀장급 이상의 부서장들이 업무 체계의 효율을 위해 파격적인 인사이동을 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매주 월요일 오전에 있던 임직원 회의를 없애고 현장을 찾아 직접 발로 뛰는 모습을 보이며 일반 사원들에게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지난 2019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 침체한 내의 사업의 대안으로 그룹 내 마스크 사업을 제안하고 본격적인 마스크 사업에 발을 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쌍방울 그룹이 제조한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며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일등 공신으로 떠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김세호 대표의 주도하에 쌍방울 그룹은 국내 최장수 의약품 유통 기업인 태전그룹과 124억 원 규모의 마스크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전년인 2019년 쌍방울 그룹의 매출 12.9%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한편, 현재 쌍방울 그룹은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9년 쿠팡과 11번가 등 온라인 채널에 입점한 쌍방울은 지난 2020년 자사 온라인몰인 ‘트라이 샵’을 오픈하고 본격적으로 온라인 사업 영위에 들어갔다. 다만, 지난해 김성태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쌍방울 그룹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며 최근 그룹 경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쌍방울 그룹은 지난달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줄여 회계상의 손실을 털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주주들에게는 아무런 보상이 주어지지 않아 최근까지도 주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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