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하반기 비상 경영
삼성·SK 위기관리 집중 행보
그룹 내실 다질 필요성 느껴
최근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환경을 몸소 살피고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하반기 위기 대응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특히 ‘임원 주 6일 출근’을 비롯해 다수 그룹이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간 만큼, 재계 총수들도 미래 사업 구상에 집중할 전망이다.
지난 7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별도의 여름휴가 없이 초격차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2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이재용 회장은 귀국 후 삼성전기 등 국내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 경영에 나선 바 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베트남 권력 서열 3위인 팜 민 찐 총리와 만나 협업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022년 이재용 회장의 어머니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5박 6일간 여름휴가를 보낸 데 이어 직원들과 간담회에서도 “앞으로 매년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가족과 짧은 휴식을 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역대급 이혼 소송 결과가 나오며 재계를 비롯한 시민들의 관심을 받은 SK그룹 최태원 회장 역시 하반기 위기관리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는 SK그룹이 경영전략 회의를 열어 오는 2026년까지 80조 원의 재원을 확보해 AI·반도체 등에 투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미국 출장의 성과를 오는 8월 이천 포럼, 10월 CEO 세미나 등에서 논의할 예정인 만큼 바쁜 여름을 보낼 것으로 추측된다.
당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생산공장의 휴가철인 8월 초 또는 중순에 맞춰 자택에 머물면서 하반기 경영을 구상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따라 정의선 회장의 여름휴가는 하반기 판매 확대 방안, 신차 출시 등의 현안을 구상하며 보낼 것으로 예측된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HLI그린파워 준공식과 전기차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양산 기념식에 참석했고, 앞서 이달 1일에는 방한한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개별 회동을 하는 등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이런 정의선 회장의 행보는 올 4분기에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 참여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LG그룹의 구광모 회장은 가정적이라는 재계의 평가와 같이, 여름휴가 기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구성원에게 바쁘더라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을 강조해 온 바 있다.
이에 따라 구광모 회장 역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이후 하반기 경영전략을 구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에서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를 만나는 등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인 배터리·AI 반도체·로봇 등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며 남은 휴가 기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자택에 머물며 경영 구상을 할 것으로 추측되며,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아직 별도의 휴가 일정을 정해놓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하반기 전략 구상에 힘쓰는 등의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재계 총수들은 통상적으로 여름휴가 기간 하반기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해 하반기 그룹 사업 전략을 세워왔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토요일까지 출근하는 요즘 대기업 분위기상 재계 총수들이 마음 편히 휴가 가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추측하며 “주요 현안을 챙기느라 올여름은 바쁘게 지낼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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