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힐미술관 박계희 관장
나비 아트 센터 전신 위임
최태원 여동생 “위임 아니다”
최근 SK그룹 회장 최태원과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이 관장으로 있는 ‘아트센터 나비’가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사옥에서 나가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은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낸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피고(아트센터 나비)는 원고(SK이노베이션)에게 부동산을 인도하고 10억 4,560만 원을 지급하라”고 밝히며 “피고가 원고와 체결한 임대차 계약에 따라 목적물을 거래하면서 미술관을 사용하고 있는데 원고가 전대차 계약에 정한 날짜에 따라서 적법하게 해지했으므로 피고는 전대차 목적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아트센터 나비는 빌딩 임대차 계약이 지난 2019년 9월에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건물을 점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점거 소송에서 아트센터 나비 측의 ‘미술관의 문화유산을 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재판부는 “이 주장과 같은 내용이 전대차 계약의 당연한 전제가 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일방적인 계약 해지는 권리남용’이라는 아트센터 나비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 사건 전대차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다거나, 권리남용이나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기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이혼소송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는 노소영 관장의 주장에는 “이혼소송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특수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거 요구를 받은 아트센터 나비는 SK그룹 본사인 서린빌딩에 지난 2000년 12월 입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노소영 관장의 시어머니이자 최태원 회장의 모친인 故 박계희 여사가 자신의 소장품을 바탕으로 개관해 운영하던 워커힐 미술관이 전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계희 여사의 사후 며느리인 노소영이 관장직을 이어받았다.
그렇다면 노소영 관장이 운영하는 나비아트센터의 전신인 워커힐 미술관을 운영한 박계희 여사는 어떤 인물일까?
박계희 여사는 해운 공사 사장을 지낸 박경직의 딸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술 공부를 한 인물이다. 이후 유학 중 최종현 회장을 만나 사랑에 빠지며 결혼에 성공했다. 최종현 회장과 박계희 여사는 각종 미술품 전시를 보며 사랑을 키운 것으로 유명한데, 특히 결혼 이후 공부를 위해 학교 앞에 신혼집을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금실은 재계에도 소문이 날 정도로 좋았는데, 공식 모임에 부부가 손을 잡고 참석하는 것은 물론 건강을 위한 기 수련도 부부가 함께하며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이어 박계희 여사는 미술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지고 1980~92년대 한국 현대미술사를 이끈 인물로 꼽히기도 한다.
특히 84년 개관한 워커힐미술관은 대기업 사주의 부인이 운영하면서도 전면에 나서지 않고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로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로서는 한국미술의 좌표와 세계미술의 첨단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기획전을 열어 변방에 있던 우리 미술인의 눈을 시원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미술계에서는 박계희 여사의 위상이 대단하다.
이런 박계희 여사의 미술 사랑을 며느리인 노소영 관장이 자연스럽게 물려받으며, 나비 아트센터 관장을 맡아 운영해 왔다. 박계희 여사는 노소영 관장을 처음 본 당시 “소영이의 세련된 몸가짐이 마음에 든다. 굳이 연애결혼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며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박계희 여사는 노소영 관장에게 딱 한 가지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은 바로 ‘구설에 오르지 마라’는 조언이었다. 시어머니의 당부에 따라 노소영 관장은 결혼 전까지 기자들의 사진 및 인터뷰 요청을 피해 다니는 인물로 유명했다. 그러나 시어머니인 박계희 여사의 당부와는 달리 노소영은 최근 구설수에 가장 많이 오른 재계의 인물이다.
또한, 박계희 여사의 타계 이후 노소영에게 자신이 늘 곁에 두고 읽었던 ‘사서삼경’을 물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에서는 노소영이 박계희 여사가 물려준 사서삼경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간직하며 종종 박계희 여사의 흔적을 찾아보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박계희 여사의 타계 이후 노소영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님은 이런 천사가 있나 싶은 진짜 너무 훌륭한 성인 같은 분이세요. 보통의 시어머님하고 달랐고 저는 친정엄마보다 더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훌륭하신 분이었어요”라고 밝히기도 하며 애틋했던 고부 관계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한편, 노소영 관장의 주장에 대해 최기원 우란문화재단 이사장이 모친 故 박계희 여사가 설립한 워커힐미술관은 사실상 우란문화재단이 승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기원 이사장은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으로 SK(주) 주식 6.58% 보유한 2대 주주다.
현재 노소영 관장 측의 워커힐미술관을 계승해 SK 성장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매일경제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어머니가 생전 그 누구에게도 미술관을 물려준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밝히며 “2014년 어머니 뜻을 기리기 위해 우란문화재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기원 이사장의 주장에 따르면 우란문화재단은 인재들이 스스로 성장하고, 자유로운 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문화의 장을 만들고자 했던 박계희 여사의 뜻을 이어받아 지난 2014년 설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해당 재단은 옛 워커힐미술관 소장품들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는 워커힐미술관의 승계가 나비아트센터가 아닌 재단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아트센터 나비는 행정 편의상 미술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워커힐미술관 명의를 활용했을 뿐 워커힐미술관을 승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하며 “워커힐미술관과 아트센터 나비는 소장 예술품뿐만 아니라 설립 취지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댓글1
고유미
구설은 최태원회장 때문에 떠도는 거지 노소영관장은 구설이 없네요...... 남편 탓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