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약 20여 년 전 정치자금법을 포함한 정치개혁 3법의 입법을 주도했던 이력이 자신의 항소심에서 특검이 제시한 논거로 등장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른바 ‘오세훈법’ 마련에 앞장섰던 오 시장이 관련 규정을 피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는 주장을 항소이유서에 담았다.
반면 오 시장 측은 여론조사 비용을 숨기려 한 정황이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자신이 관여했던 법을 두고 특검과 오 시장 측의 주장이 맞서게 된 셈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가 이끄는 김건희 특검팀은 서울고법 형사7부 구회근 부장판사에게 최근 항소이유서를 냈다. 여기에는 오 시장이 과거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정당법으로 구성된 정치개혁 3법의 국회 통과를 주도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검은 이러한 과거 이력을 현재 사건과 연결했다.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다른 사람이 비용을 대신 내도록 한 행위의 불법성을 알고 있었다는 게 특검 측 주장이다. 특히 “소위 ‘오세훈법’을 주도한 인물이 공직선거법 규정을 잠탈한(회피한) 범행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라며 오 시장의 입법 경력을 항소 이유 중 하나로 제시했다.
‘오세훈법’이라는 이름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 시장은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이후 기업의 정치자금 후원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치개혁 3법의 통과를 이끌었다. 이들 법안이 당시 ‘오세훈법’으로 불리면서 그의 정치개혁 이력을 대표하는 사례가 됐다.

오 시장 측의 시각은 특검과 다르다. 비용 송금이 실명으로 이뤄졌고 해당 여론조사의 실질적인 결과 수신자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오 시장 측은 “실명으로 송금한 점과 여론조사 결과의 실질적 수신자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었다는 사실은 오 시장의 의뢰나 은폐 시도가 아니었음을 증명한다”라고 밝혔다.
여론조사의 내용과 범위 역시 반박 근거로 들었다. 해당 조사가 오 시장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조작됐으며 서울뿐 아니라 부산 선거까지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조사의 비용을 다른 사람에게 대신 부담시키면서까지 오 시장이 직접 지시할 이유가 없다는 게 오 시장 측 주장이다.

이번 사건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이뤄진 여론조사와 관련돼 있다. 오 시장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뒤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가 그 비용을 대신 지급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혐의로 오 시장은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은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면서 2,100만 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이 형이 향후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은 서울시장직을 잃게 된다.
이제 사건의 판단은 항소심으로 넘어간 상태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7부는 오는 21일 오후 2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첫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과거 정치개혁 3법 통과를 주도했던 경력을 범행의 불법성 인식과 연결한 특검 측 주장에 맞서 오 시장 측이 어떤 반박을 내놓을지도 항소심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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