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홈쇼핑 인수 갈등
양평동 사옥 매입 문제
현대·애경도 사돈 맺어

롯데그룹과 태광그룹은 사돈 관계로 얽힌 대기업 집안이지만 갈등의 골이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20년 전 촉발된 갈등으로 사이가 회복되지 못한 양 측은 롯데홈쇼핑을 둘러싼 경영권과 사업 구조 문제로 다시 충돌하는 중이다. 최근 이사회 재편과 대표이사 재선임을 계기로 양측의 대립은 공개적인 분쟁 양상으로 번졌다. 사돈이라는 관계와 달리 두 그룹의 관계는 사실상 경쟁 구도로 굳어진 모습이다.
두 그룹 간 오랜 갈등의 중심에는 롯데홈쇼핑이 있다. 지난달 24일 롯데홈쇼핑은 서울 양평동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재겸 대표이사 재선임과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2대 주주인 태광산업은 즉각 반발했다.

당시 태광 측은 “롯데홈쇼핑이 20년에 걸쳐 롯데 계열사 지원에 동원돼 왔다”라며 “최근에는 계열사의 ‘현금 인출기’ 역할까지 하며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최근 5년간 약 1,560억 원 규모의 물류 업무가 롯데글로벌로지스에 수의계약으로 집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반면, 롯데홈쇼핑은 태광 측이 제기한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롯데 측은 “대표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계열사 거래 역시 공정위에서 문제없이 종결된 정상적인 사업 구조”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롯데 홈쇼핑 측은 “태광산업이 하나의 문제가 해소되면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며 경영을 방해하고 있다”라며 “비정상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뜻을 표했다. 이에 따라 여전히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는 중이다.
두 기업의 충돌은 최근에만 발생한 일이 아니다. 갈등의 시작은 2006년 우리홈쇼핑 인수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롯데쇼핑이 인수 협상을 진행하던 시점에 태광 계열 T브로드가 운영하던 일부 지역에서 홈쇼핑 방송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우리홈쇼핑은 이를 이유로 약 32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인수 경쟁에서 밀린 태광의 불만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태광은 인수 절차의 위법성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으나, 2011년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양측의 갈등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롯데홈쇼핑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 구성이 롯데 측 6명, 태광 측 3명으로 재편되면서 롯데가 과반을 확보했다. 이에 태광 측은 대표 해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양평동 사옥 매입 문제까지 더해지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로까지 이어졌지만, 무혐의 결론이 나오면서 갈등은 일시적으로만 진정된 상태다.
비슷한 사돈 관계라도 다른 흐름을 보이는 사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6년 현대차그룹과 애경그룹은 혼인을 통해 관계를 맺은 이후 별다른 충돌 없이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재계 혼맥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 셈이다.
사돈이라는 연결고리에도 불구하고 20년 가까이 반복되는 분쟁과 경영권, 사업 구조를 둘러싼 지속적인 충돌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단순한 지분 다툼을 넘어선 근본적인 구조 문제라는 해석도 나온다. 양측의 갈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와 어떤 방식으로 정리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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