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에도 성장 지속
도매가 관세로 타격 경미
한류와 가성비로 세계 공략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이 현실화하며, 전 세계 무역 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특히 모든 수입품에 10~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그의 “보편 관세” 공약은 각국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국내 K뷰티 화장품 산업은 이와 같은 무역 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성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K뷰티가 관세의 벽을 넘어서는 비결은 무엇일까?
미국의 관세 정책은 자동차, 전자기기, 의류 등 주요 수출 품목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고부가가치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관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자기기와 반도체 역시 미국 내 제조 확대와 관세 부과가 맞물리며 수출 환경에 도전 과제를 안기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산업들의 어려움과는 대조적으로, K뷰티 화장품 업계는 비교적 관세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K뷰티는 가격 경쟁력을 잃지 않을 구조적 강점이 있다.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대개 도매 유통업체를 통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관세는 도매가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이는 최종 소비자가격(리테일가)의 절반 수준이다. 따라서 10%의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최종 소비자 가격 상승은 약 5%에 불과하다. 이는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격 상승 폭보다 낮아, 시장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화장품 수출 규모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중이다. 작년 화장품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02억 달러(약 14조)를 돌파했다. 화장품 수출은 2014년 이후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10월 한 달 동안에는 10억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망도 밝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올 1분기 수출산업 경기 전망 조사에서 화장품이 포함된 생활용품의 수출 상담·계약의 전망 지수는 140.3으로 기준점인 100을 크게 웃돌았다. 낙관적인 분위기라는 뜻이다.
K뷰티는 제품의 혁신성과 품질, 그리고 문화적 매력으로 관세로 인한 가격 변화를 상쇄시킨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화장품 전통 강국인 프랑스를 제치고 수입액 1위를 차지했다. K뷰티는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한 뛰어난 기술력, 가성비 높은 제품군, 그리고 한류를 통한 글로벌 마케팅 효과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브랜드 신뢰를 쌓아왔다. 미국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상위권을 차지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한국 중소기업 브랜드 제품이다. 티르티르, 조선미녀, 코스알엑스 등은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저렴하고 트렌디한 제품군으로 사랑받고 있다. 관세로 인한 가격 변동이 있더라도 소비자 충성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K뷰티는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류(K-culture)와 연계된 문화를 수출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은 K뷰티 제품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이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서 등장한 제품이 곧바로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며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는 이미 익숙한 일이 됐다.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K뷰티도 주목받게 된 것이다. 또한 코로나 이후 미국 MZ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난 온라인 채널 선호 현상, 가성비 화장품에 대한 선호 현상도 K뷰티에 대한 경쟁적 입지를 확고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한국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K뷰티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독자적인 위치와 구조적 강점 덕분에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관세라는 무역 장벽 앞에서 많은 산업이 긴장하고 있지만, K뷰티는 예외다. 품질, 가성비, 그리고 문화적 매력을 기반으로 한 K뷰티는 단순한 상품 수출이 아니라 문화적 콘텐츠와 기술력의 집합체로 세계 시장에서 자리 잡고 있다. K뷰티는 이번 관세 논란 속에서도 글로벌 확장의 주역으로서 한국 산업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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