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희망퇴직 신청
본사 인력 1,400명 감소 전망
희망퇴직 90% 이상 수용해
최근 실적 부진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90% 이상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희망퇴직 신청자가 5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소 400명 이상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희망퇴직 신청의 90% 이상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퇴직 확정자는 400명이 넘으며 이들은 이달 중 정식 퇴사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엔씨는 게임 개발 조직과 비개발 직군 직원들을 대상으로 10월 28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2주 동안 희망퇴직을 접수한 바 있다.
당시 근속 기간에 따라 최소 20개월부터 최대 30개월 치 월급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500명가량이 희망퇴직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30개월 치 월급을 지급하겠다는 조건 하에 이루어진 구조조정으로 엔씨의 본사 인력은 1,000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엔씨의 전체 직원 숫자는 올해 6월 기준 4,886명(기간제 근로자 제외)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지난 10월 분할된 엔씨큐에이와 엔씨 아이디에스로 360명의 직원이 이동했고, 최근 확정된 퍼스트스파크 게임즈, 빅파이어 게임즈, 루디우스 게임즈, 엔씨 에이아이 등 4개 자회사로 700여 명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희망퇴직자까지 합하면 전체적으로 약 1,400명의 인력이 빠져나가게 되며, 본사에는 3,400여 명이 남는다. 엔씨 측의 인력 감축과 분사 조치는 최근 실적 부진으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실적 부진 타개, 내부 구조 효율화를 골자로 한다.
앞서 엔씨는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 온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감소 현상이 이어지면서 실적 위기론이 끊임없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2022년 대비 각각 30.8%, 75.4% 급감했고, 특히 올해 3분기엔 14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12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 측의 이런 위기 타개 방안을 두고 업계에서는 엔씨의 조직 재편이 창의적인 개발 환경 구축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대규모 인력 감축이 가져올 내부 안정성 문제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체질 개선에 나선 엔씨가 속도를 내면서 내부 반발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 초부터 위기 상황을 강조해 온 엔씨는 부진 해소를 위해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해 고강도 체질 개선을 시작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따른 직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며 일부 직원들이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본사에 잔류한 일부 직원들도 자신이 언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엔씨소프트의 노조 ‘우주정복’은 경영실패를 직원들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며 강한 반발에 나섰다.
이들은 회사의 분사 계획 발표 이후 분사 대상자들의 근로계약서에 3년 이내 분사 법인 폐업 시 본사 복귀를 보장해 주는 내용을 반영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엔씨소프트 측은 현재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는 여러 차례의 분사 설명회를 통해 분사 취지를 충분히 설명했고 폐업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지원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내부 및 분사 직원들의 반발과 동요가 지속되면 오히려 부진 해소를 위한 추진력만 상실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즉, 고용불안이 가중될 경우 직원들이 스스로 회사를 떠나거나 성과도 이전보다 저조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회사의 대대적인 재편을 두고 엔씨 관계자는 “회사 재편 과정에서 단기적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내년엔 새로운 자회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 개발과 AI 기술 상용화 등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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