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고위급 인사가 ‘김앤장’ 가는 이유 있네, 월급 인상률이 무려…

국내 1위 김앤장법률사무소
방통위·과기부 공직자 이직
전관예우·공직 윤리 문제 지적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난 10년간 대형 로펌으로 이직한 인사들의 월 급여 인상률이 3.5배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해당 대형 로펌은 국내 1위 법무법인으로 평가받는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알려졌다.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8월 기준 지난 10년간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이직한 인사는 각각 4명과 3명으로 집계됐다.

먼저 방송통신위원회 이직자 4명의 이직 전 평균 보수액은 월 899만 4,088원이었다.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이직 후 이들의 평균 보수액은 월 3,312만 7,500원으로 이직 전과 비교해 3.7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와 비슷하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이직한 인사들은 월평균 보수액 922만 5,030원에서 3,270만 1,666원으로 3.5배 이상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퇴직 공직자가 대형 로펌 등에 이직할 때 별도의 취업 심사를 받지만 ‘취업 제한 조항’이 느슨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계와 황정아 의원실에 따르면 4급 이상 공무원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 후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됐던 부서를 비롯해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에 취업 하려면 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황정아 의원은 “지난 2011년 공직자윤리법 개정에 따라 로펌 역시 취업 심사 대상이 됐지만, 영향력 행사 가능성 및 업무 관련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대부분 허용된다”라며 “5급 이하 공무원은 재취업 심사를 하지 않는다”라며 지적했다. 또한 대형 로펌에서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신의 전관들을 영입하는 이유가 ‘규제 회피’ 때문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김앤장법률사무소는 TMT(Technology·Media·Telecom) 조직을 별도로 두어 넷플릭스나 아마존, 애플, 구글, 메타의 소송을 비롯해 자문 업무를 맡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김앤장법률사무소는 방송통신위원회와의 ‘페이스북 접속경로 변경 사건’ 재판에서 페이스북(현 메타)을 대리해 제재 무효 판결을 끌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정아 의원은 “단순 법률 서비스를 로펌이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정관계 로비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라며 “로비 방지 규정을 마련하고, 전관예우를 방지하기 위하여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앤장법률사무소는 10년 동안 퇴직 공직자를 가장 많이 영입한 곳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회사는 75명을 영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삼일회계법인 40명, 안진회계법인 38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이직한 퇴직 공직자 가운데 국세청 출신 인사들이 퇴직 전과 비교해 연봉이 4억 6,000만 원가량 수직으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기관들과 비교했을 때도 국세청 출신 인사의 연봉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금융위원회에서 법무법인 화우로 옮긴 퇴직 공직자들의 평균 연봉은 4억 3,569만 원, 국세청에서 법무법인 화우로 향한 공직자들의 평균 연봉은 4억 4,333만 원으로 파악됐다. 이에 관료 출신 공직자가 지나친 전관예우를 받으며 높은 급여를 수령하는 것에 관해 공직 윤리를 바로 세우기 위한 각종 제도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