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딥페이크’ 범죄 심각
여동생·엄마 등 가족도 대상
중복 가해자 수 22만 명 수준
최근 여성의 얼굴을 부적절한 사진에 합성하여 성범죄물을 제작해 유포하는 등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단순한 여성 지인을 넘어 여동생, 엄마 등 가족의 얼굴을 나체 등 음란 사진에 합성하여 공유한 사례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특히 가족의 얼굴을 합성한 이들이 10대 중고등학생으로 추정되면서 충격을 키우고 있다.
26일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비롯해 온라인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성의 얼굴을 딥페이크 기술로 합성하여 제작한 성범죄물을 생성하고 유포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대규모의 단체 대화방이 발견됐다. 일부 가해자들은 이른바 ‘겹지인방’이라는 이름으로 참가자들 간 아는 특정 여성의 정보를 공유하고, 딥페이크 영상물을 제작 및 유포하는 등의 방식으로 성희롱을 자행했다.
딥페이크 영상물을 제작한 이들은 주로 SNS 등에 게재된 피해자들의 사진을 무단으로 저장하여 범죄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들 사이에서는 ‘사람이 한 명만 등장하는 사진을 사용해야 한다.’ 등의 성범죄물 제작 지침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하여 딥페이크 영상물 피해자와 가해자 대부분이 10대로 알려지면서 현재 SNS에서는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이 만들어진 지역을 비롯해 학교 명단 등이 공유되는 상황이다. 명단에 게재된 학교는 전국 중·고교를 비롯해 대학교 이름만 수백 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제 이들 학교 소속 학생들의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더하여 주로 학부모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누나와 여동생 사진, 신상을 올리는 방(메신저 단체 방)이 있다”라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글을 작성한 커뮤니티 이용자에 따르면 해당 텔레그램 방에는 약 2,000명이 참여하여 사진 및 신상을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텔레그램 방 캡처 사진을 보면 참여자가 가족사진을 올려 성희롱하면 이에 다른 참여자들이 호응하는 식으로 대화가 이어졌다. 그러면서 이들은 “여동생 잘 때”라는 동영상을 게재하거나, “속옷 젖혀볼 걸 후회된다”라며 친족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성희롱을 벌이는 등 충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를 본 온라인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같은 사람으로서 존중하는 방법을 모른다.”, “딸 키우기 걱정되는 세상이다.”, “10대 학생들이 저지른 일 맞냐.”, “중고등학생 남자애들이 여동생, 누가 사진을 올린 게 맞냐.”,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감도 안 잡히는 상황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충격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다수 학부모는 불안함을 호소하면서, 자녀의 휴대전화를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들은 피해자·가해자가 자녀 중 모두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하여 자녀의 올바른 성 관념 확립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020년 ‘N번방’ 사건을 처음 공론화한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딥페이크 범죄의 우려가 가중되는 상황에 대해 “국가적 재난 상황임을 선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은 “온라인상에 떠도는 대처법인 ‘SNS 사진 내리기’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라며 “불법 촬영을 비롯해, 졸업앨범의 사진으로도 온갖 성범죄를 벌일 수 있다. 누구나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이어 박 전 위원장은 “전국에 있는 중·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중복 숫자를 합쳐 가해자 수는 22만 명이다”라며 “이는 명백한 국가적 재난 상황이다.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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