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기본소득 지지자
“적응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건강 개선에 효과는 없어
오픈AI 샘 올트먼 CEO의 지원으로 진행된 기본소득과 관련한 대규모 실험의 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이는 비영리단체인 오픈 리서치(Open Research)의 연구로 막연했던 기본소득의 효과를 실험 결과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기본소득이란 재산의 크기와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똑같은 수준의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오픈 리서치는 ‘기본소득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다. 특히 오픈 리서치에 지원한 오픈AI의 수장인 샘 올트먼 CEO의 경우 AI 기술의 선구자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지만, 기본소득의 열렬한 지지자이기도 하다.
그는 한 인터뷰를 통해서 “노동 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 하나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샘 올트먼은 “AI가 모든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으며, 우리가 상상을 못 할 뿐이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라고 했다. 즉, 샘 올트먼은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의 열렬한 지지자인 그는 실제 3년간 실험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실험은 2020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미국 일리노이주와 텍사스주의 21~40세 저소득층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픈 리서치는 1,000명에게 매월 1,000달러(한화 약 136만 원)를 지급했으며, 나머지 2,000명에게는 대조군으로 50달러(한화 약 6만 원)를 전달했다. 대조군에 50달러를 지급한 이유는 실험 결과를 부정확하게 만들 수 있는 플라시보 효과를 없애기 위함이라고 한다.
즉 대조군에도 적은 돈을 지급하여 두 그룹 모두 동등하게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결과적으로 두 그룹의 행동 차이는 지급받은 돈의 양으로 좀 더 정확하게 귀결될 수 있게 된다.
오픈AI가 3년간 진행한 기본소득에 관한 결과는 의외였다. 실험 참가자들은 기본소득을 받기 시작한 첫해엔 상당히 많은 스트레스가 감소했지만, 2번째 해를 들어서면서 효과는 미미해졌다. 심지어 3년째 되던 해의 실험 참가자의 스트레스는 대조군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뜻밖에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또한 기본소득은 수면 시간과 운동을 늘려주지도 못했다. 연구자들은 기본소득을 통해 실험자들의 건강이 증진돼 병원 치료 횟수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병원 입원이 26% 늘어났다. 응급실 방문 확률 역시 10% 증가했다. 이에 연구진은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신체 건강의 변화를 확인했지만, 유의미한 향상은 없었다.
그 결과 연구원들은 논문을 통해 “이 실험의 결과는 현금 지급을 통해 직접적으로 빈곤을 줄이는 것이 건강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음을 시사한다”라며 “현금 지급의 매력은 수혜자가 돈을 사용할 곳을 스스로 선택할 자유를 주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상 건강 개선에 있어서는 무딘 도구가 된다”라고 했다.
또한 연구원들은 기본소득으로 인해 일자리 질이나 인적 자본 개선이 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특히 20대와 달리 30대 실험자의 경우 기술훈련이나 교육을 추구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 더하여 창업을 원한다는 이들은 많았지만, 실제 창업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기본소득의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이들은 식료품과 교통비에 쓰는 돈을 늘리고 더 나은 지역으로 이사를 가기도 했다. 가난한 이들에 기본소득, 즉 현금을 지급하여 실험 참가자들의 삶의 일부를 개선하고 약간의 휴식을 더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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