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동대문아파트’
국내 1세대 고급 아파트
전시 공간 활용 무산돼
60~70년대 여러 연예인이 거주한 것으로 유명한 이 아파트는 준공된 지 6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동네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은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자리 잡은 동대문아파트로 60년대 준공되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동묘역 7번 출구에서 약수역 방향으로 조금 걷다 보면 종로의 높이 솟은 빌딩 숲 사이 7층 규모의 허름한 한 아파트 하나가 눈에 띈다. 화려한 과거를 가진 동대문아파트의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동대문아파트는 과거 대한주택공사에서 131세대 ㄷ자 중정형(건물 사이에 자리 잡은 마당)으로 지은 후 일대의 고급 아파트로 불렸다. 하지만 긴 세월 탓일까 과거의 고급 아파트는 현재 낙후되어 서울의 저가 아파트로 전락했다.
실제 네이버페이 부동산 기준 동대문아파트의 매매가는 3억 원에서 4억 원대로 거래된다. 반면 인근에 자리 잡은 롯데캐슬천지인은 지난 7월 12일 매매 실거래가는 12억 원 수준이었다. 과거 고급 아파트로 불리던 동대문아파트는 현재 인근 아파트 대비 절반도 채 안 되는 가격대로 형성되었다.
더하여 ‘연예인아파트’로 불렸지만 시간이 흘러 허름해진 외형뿐만 아니라 입주민들의 모습도 변화했다. 부자는 이곳을 떠나고 영세한 이들이 그 빈자리를 메워 하루하루를 사는 치열한 삶의 터전으로 변모한 것이다.
실제 지난 2008년 11월 동대문아파트는 단수 위기와 화재위험 등에 고통받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마땅한 대안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더하여 이곳은 지난 1993년부터 위험시설물 C등급을 받아 중정 굴뚝 부분이 전도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발생하기도 했다. 입주민 또한 해당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자금이 여유롭지 못하여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최근 이곳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온라인상에서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 ‘고단백부동산’은 “서울 한복판 아직도 남아있는 60년 전 연예인 아파트”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을 통해 유튜버는 “이 아파트는 1960년대 지어진 1세대 고급 아파트다”라며 “코미디언 이주일 선생님, 배우 백일섭 선생님들과 같은 유명 연예인들이 거주한 것으로 유명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60년이 다 되어가는 아파트임에도 외부는 깔끔하게 도색이 잘 되어있다”라며 “내부는 수리가 좀 필요하지만, 관리상태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라고 했다. 영상에서는 현재 아파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구조인 디귿 구조의 중정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연예인 아파트 아직도 남아있구나”, “정말 역사가 느껴지는 곳이다.”, “동대문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한국 1기 고급 아파트라니 신기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곳은 지난 2010년 서울시가 밝힌 창신·숭인 뉴타운 재정비촉진계획안에 따라 해당 구역에 위치한 이 아파트를 철거 대신 시 재정으로 매입하여 문화 창작을 비롯해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지만 무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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