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각 시도
지난 2019년 매각 무산
높은 몸값이 매각의 관건
최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에 나서면서 카드 업계 5위에 빛나는 롯데카드를 누가 인수할지에 관해 이목이 쏠린다. 이는 롯데카드 인수전 결과에 따라 카드사 및 금융그룹 경쟁 판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롯데카드를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3년 뒤인 2022년 첫 매각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최근 카드 업황 악화와 실적 감소세로 인해 매각가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면서 이번에는 매각이 성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매각 주관사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를 선정하고 롯데카드 매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2022년에도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했다.
지난 2019년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약 1조 3,800억 원에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2022년 첫 매각을 시도했으나 당시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로 약 3조 원 이상을 요구하며 매각이 무산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시 하나금융과 사모펀드 등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MBK파트너스가 3조 원대의 높은 매각가를 고집하면서 본입찰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MBK 파트너스의 인수 이후 5년여가 흐른 현재 시장에서 바라보는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는 약 2조 5,000억~3조 원으로 추산된다. 앞서 높은 가격 때문에 매각이 무산됐던 롯데카드의 재매각 작업은 MBK파트너스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모양새다.
이는 앞서 매각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실패했던 MBK 파트너스를 두고 “연말 금융그룹 인사가 마무리된 후 내년 상반기께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카드 업황이 악화하면서 롯데카드의 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과 더불어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한 2019년 이후 3년간 실적을 견인하며 2022년에는 순이익이 많이 늘어났지만, 2023년부터는 실적이 하락세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또 한 번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하락했다. 특히 이는 카드 업계 중 가장 낮은 순이익 수치로,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BC카드 등 여타 카드사들의 누적 순이익이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실적이다.
즉,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카드의 매각에서 매각가 조정이 주요 변수로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롯데카드의 자산 규모는 2020년 말 14조 7,970억 원에서 올 9월 말 24조 4,306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금융지주들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중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나금융은 과거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또한,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롯데카드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KB금융도 롯데카드 인수 시 신한금융과 격차를 벌릴 수 있어 전략적인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지주 업계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롯데카드의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국내 카드 업계의 판도는 완전히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우리은행과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40%를 함께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롯데쇼핑의 지주사인 롯데는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매각할 때 롯데쇼핑이 보유한 지분을 함께 팔도록 하는 동반 매각참여권(태그얼롱)을 가지고 있다.
이에 최근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는 롯데그룹으로선 자금 수혈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면서 향후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와 함께 지분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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