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의 대표적인 해변 중 하나인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이 갑작스레 밀려든 미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미역 대란’은 이틀째 이어지고 있으며, 백사장을 뒤덮은 미역 더미에 당국과 인력들이 총동원됐다.
17일 오전, 이호해수욕장에는 전날에 이어 엄청난 양의 미역이 또다시 밀려왔다. 얕은 바다를 떠다니던 미역이 강한 파도에 휩쓸려 해변까지 올라온 것이다. 수거 작업에는 제주시 소속 바다환경지킴이와 공공근로자 20여 명이 투입됐고, 수백 개의 포대를 들고 오전 8시부터 미역 수거에 나섰다.
트랙터까지 동원됐지만, 작업 여건이 맞지 않아 결국 사람 손으로 하나하나 포대에 담는 수작업이 반복됐다. 전날 수거된 미역 양만 해도 약 20톤. 1톤 트럭이 30회 이상 오가야 했을 정도다. 이날도 비슷한 양의 미역이 해변을 점령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미역이 부패하며 심한 악취가 나고, 해충까지 꼬이기 시작했다. 이에 관광객과 시민들이 수거 현장을 피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박재범 바다환경지킴이 반장은 “3년 동안 활동했지만, 이런 양의 미역은 처음 본다”라며 “치우는 와중에도 계속 밀려들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현상은 매우 이례적으로, 원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은 최근 이어진 강풍과 4.5m에 달하는 높은 파도가 미역을 바위에서 뜯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원 측은 “떠밀려온 미역은 상태가 좋아 섭취도 가능하지만, 정확한 상태를 보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당분간 미역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연구 기관은 현장에서 미역 유입량과 원인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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