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기소 후 처음으로 모습 드러낸 문재인이 찾은 장소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검찰로부터 뇌물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5일 오후 문 전 대통령은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4·27 남북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포럼 사의재와 김대중재단, 노무현재단, 한반도평화포럼이 공동 주최한 것으로, 판문점선언의 당사자인 문 전 대통령이 직접 기념사를 맡는다.

이번 공개 행보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기소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문 전 대통령은 행사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예방하며 짧은 환담을 나눴다. 그러나 이날은 별도의 정치적 메시지나 검찰 수사에 대한 언급 없이, 기념식 참석 목적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윤건영 의원은 기자들에게 “문 전 대통령은 기념사와 의장과의 환담 외에는 현안 관련 메시지를 내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윤 의원을 통해 “이번 기소는 터무니없고 황당하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고 비판하며,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뿐 아니라 검찰권이 얼마나 남용되고 있는지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다. 캠프 측은 “전남 지역 일정 이후 비공개 일정이 예정돼 있어 불참한다”라고 밝혔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문 전 대통령과 일정 거리를 두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 후보 대신 윤호중 민주당 선대 위원장이 대리 참석했다.

전직 대통령이 국회를 공식 방문해 기념사에 나선 것은 헌정사에서 처음 있는 일로 기록된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의 등장은 정치적 의미뿐 아니라 향후 사법 리스크 대응에 있어서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