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두 건의 의혹 중 하나는 기각되고, 하나는 재수사에 돌입하면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등장했다. 서울고등검찰청은 25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건에 대해 재기수사 결정을 내렸다. 반면,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항고를 기각하고 기존 불기소 처분을 유지했다. 이로써 김 여사를 둘러싼 두 사건은 전혀 다른 결말을 향해 나아가게 됐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대법원이 지난 3일 공범들의 유죄를 확정한 만큼, 관련자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김 여사의 연루 여부를 다시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특히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사용된 것으로 지목된 계좌의 명의자라는 점, 해당 계좌를 전문 ‘선수’에게 위임한 정황이 있다는 점 등이 다시 검토 대상이 됐다. 검찰은 “관계인들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명품백 수수 의혹은 청탁금지법 적용의 핵심 요소인 ‘직무 관련성’과 ‘청탁’ 여부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항고가 기각됐다. 최재영 목사의 진술이 오락가락했고, 증거로 제출된 카카오톡 메시지 역시 임의 삭제된 부분이 있어 신뢰성이 떨어졌다는 것이 기각 결정의 배경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처분 차이에 대해 “법리적 차원에서 이해는 되지만, 정치적 시점에서 민감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한 중견 검사는 “도이치 사건은 공범 판결이 모두 끝난 반면, 명품백 건은 핵심 진술이 흔들리며 사건이 성립되기 어렵다고 본 것 같다”라면서도 “같은 시점에 하나는 재수사하고 다른 하나는 기각한 것이 결과적으로 ‘선택적 수사’ 논란을 낳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검찰은 도이치 사건을 서울 고검 형사부가 직접 수사한다고 밝혔으며,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반면 명품백 사건은 수사 종료로 일단락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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