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서를 사칭해 장비나 식자재 구매를 유도하는 대리 구매 사기 시도가 잇따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광주시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 광주의 한 음식점에 ‘광주소방안전본부’를 사칭한 인물 A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A 씨는 “소방 훈련 중 사용할 식사용 장어 20kg을 주문하겠다”라며 약 144만 원어치의 장어 준비를 요청한 뒤, 응급의료 키트를 대신 구매해 달라는 요구를 이어갔다.
A 씨는 정체불명의 위조된 공문서까지 함께 제시하며 신뢰를 유도했지만, 음식점 관계자가 이를 수상히 여겨 광주 북부소방서에 직접 확인했고, 사기 전화라는 사실을 파악해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비슷한 수법은 울산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21일 울산의 한 철물점에도 ‘울산소방본부’를 사칭한 B 씨의 전화가 접수됐다. B 씨는 사다리 구매를 요청하면서 “긴급 물품이라 카드 결제를 대행해 달라”며 ‘물품 지금 결제 확약서’라는 문서를 문자로 보내왔다.

이 문서 역시 공문 형식을 위장한 위조된 자료였으며, B 씨 역시 응급의료 키트를 대신 구매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철물점 역시 사기 의심 정황을 파악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실제 금전적 피해는 없었다.
광주소방안전본부는 이러한 수법이 정식 기관의 업무 수행 방식과 전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방기관은 민간업체에 물품 대리 구매를 요청하거나 문자로 결제를 요구하는 경우가 없으며, 모든 구매는 정식 계약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
김영일 광주소방안전본부 화재 예방 과장은 “출처가 불분명한 공문이나 거래 요청이 있으면, 반드시 해당 기관에 직접 연락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라며 “유사 사례가 확인되거나 의심스러운 연락을 받으면 즉시 경찰이나 소방본부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까지는 실제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유사 수법이 전국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지자체와 소방 당국도 주의 환기와 사례 공유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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