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의 인사 스타일은 역대 보수 정부와 유사한 듯 보이지만, 결정적인 차별점이 존재했다. 전통적으로 보수 정부는 고시 출신 엘리트 관료를 중용해 왔지만, 윤 정부는 이들 중에서도 특히 검찰 출신을 우대했다. 이는 검찰총장에서 대통령으로 직행한 윤 전 대통령이 검찰 조직과 검사 인력풀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러한 인사 기조는 내부에서도 회자할 정도였다. 정부 내에서는 이를 두고 신라시대 신분제에 빗대어 “검사 출신은 성골, 기획재정부 출신은 진골”이라는 말까지 돌았다. 이에 비해 정치권 출신의 ‘어공'(어쩌다 공무원)은 “우린 육두품이나 될까”라는 자조 섞인 반응을 보였다는 증언도 있다.

정치인을 바라보는 윤 전 대통령의 인식도 인사 방향에 영향을 미쳤다. 여권 핵심 인사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정치인을 “건달”이라고 표현하며 경계했고, 실제로 한 의원이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자랑하다가 곤욕을 치른 사례도 알려져 있다. 이는 정치권 출신 보좌진들에 대한 냉담한 시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랜 기간 검사로 일하며 정치인을 상대해 온 경험 탓에, 정치권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레 부정적으로 굳어진 셈이다. 윤 전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도 관료 사회에 영향을 끼쳤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윤 전 대통령이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창의적인 욕을 하더라” 라며 윤 전 대통령이 부하 직원에게 거침없는 언사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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