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홍준표가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의협 요구안을 수용하겠다”라고 밝혔다.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의료계와의 갈등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셈이다.
홍 후보는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의협 관계자들과 비공개 회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의료 개혁과 관련된 의협의 4가지 요구안을 수용하고, 집권 즉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 기간 중 의협을 공식 방문한 후보는 홍 후보가 처음이다.
의협 측의 4가지 요구안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홍 후보 캠프 측은 ‘100% 수용’ 의사를 전달했고, 의협도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김대식 의원(캠프 비서실장)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는 공개 발언에서 “의대를 무작정 늘리는 건 의료계뿐 아니라 이공계 전체를 망하게 할 수 있다”라며 “정부가 의협과 충분히 협의해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교 시절 의과대학 진학을 희망했었다는 개인사도 언급하며 “의사에 대한 동경심이 있다”라고 의료계와의 동질감을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과도 결을 달리한다. 홍 후보는 “이전 정부가 무너진 단초 중 하나가 의료계와의 충돌이었다”라며 “정치권은 책임지지 않고, 정부는 고집만 부리다 보니 갈등이 장기화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같은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페이스북을 통해 ‘의대 정원을 합리화하겠다’라고 밝힌 데 대해, 홍 후보는 “내가 의협 방문한다는 공지가 나간 뒤 급조된 공약 같다”라고 평가절하했다.
김택우 의협회장은 “정치권과 의료계가 함께 공론의 장을 열어야 한다는 제안에 공감한다”라며 “홍 후보의 의지는 저희에게 의미 있는 첫 신호”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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