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게 ‘국회 해산권’ 있어야 한다 주장한 나경원

나경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대통령에게 국회 해산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현행 헌법 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층 결집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 후보는 이날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데 대통령은 국회를 해산할 수 없는 건 불균형”이라며 “탄핵 당하면 곧바로 직무가 정지되는 규정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보다 더 위험한 것이 제왕적 의회제”라고 덧붙이며 국회 권한에 대한 견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 후보는 이날 행사에서 이념적 선명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이념은 철 지난 유물이 아니라 밥”이라며 “중도인 척하거나 좌파 흉내를 내서는 승리할 수 없다. 정치판을 싹 갈아엎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체제 전쟁”이라며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개혁 및 제도 개편과 관련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를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공수처는 민주당의 하명 수사처가 됐다”며 “즉각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제도와 관련해서도 “사전투표제는 폐지되어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전면 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외정책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나 후보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통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경원”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협의해 1년 안에 핵 주권을 확보하고, 관세 전쟁도 트럼프와 담판 짓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발언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갈라진 보수 진영 내 강경 지지층의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나 후보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체제 수호와 대미 협력을 핵심 공약으로 앞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