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홀 보유도 1위 삼성
골프장=접대 장소 성격 강해
삼성 부동의 1위 자리 지켜

당초 한국에서 골프는 유독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한 스포츠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골프는 여전히 많은 대기업이 선호하는 접대 및 비즈니스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골프장이 고위 임원 간의 네트워킹 및 사업 회의를 위한 최적의 공간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수천억 원에 이르는 골프장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2019년 당시 골프장을 100홀 이상 보유한 기업은 총 9곳에 달했다. 이 중 부영그룹은 제주부영 컨트리클럽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골프장 인수 전략을 펼치며 국내에서 7곳, 해외에서 2곳을 포함한 189홀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부영그룹은 골프장 사업을 주력으로 내세우는 ‘골프존카운티’를 제외하고 최대 규모의 골프장을 갖춘 기업으로 꼽혔다. 이어 삼성그룹이 1968년 안양 컨트리클럽을 시작으로 골프장 사업에 뛰어들어 국내 최대 규모인 162홀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기업으로만 따졌을 때 1위를 차지한 결과다. 이어 2위는 한화그룹이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화는 국내 5곳과 일본 골프장을 비롯해 총 126홀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GS(81홀), 롯데(72홀), 현대자동차(54홀), 신세계(45홀) 등이 골프장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즉, 대기업들의 골프장 운영은 비즈니스와 마케팅의 중요한 축으로 기능해 온 것이다. 그렇다면 약 6년이 지난 현재 대기업의 골프장 사업은 어떨까?
지난 1월에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유튜브 채널 ‘레저백서 TV’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들의 골프장 보유 현황은 여전히 큰 변화를 겪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여전히 8개 골프장, 총 162홀을 보유해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에 반해 부영그룹은 6년 전 대비 약 63홀이 줄어든 126홀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제주부영, 순천부영 등 6개의 골프장을 보유한 것이다. 이어 한화그룹과 GS그룹은 각각 126홀과 81홀로 3위와 4위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롯데, 현대차, 신세계 등의 대기업들이 각각 골프장 사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들은 여전히 골프장 보유를 통해 접대 및 마케팅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대기업들이 골프장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단순히 임원들의 취미나 접대를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것뿐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김영란법 도입 이후, 고급 회원제 골프장이 접대의 중심으로 활용되던 방식에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당시 김영란법으로 인해 골프 접대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대기업들은 대중제 골프장을 도입하며 새로운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대기업의 움직임에 골프장들은 점차 대중적인 시설로 변화하고 있으며, 다양한 골프 산업의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한편, 대기업들이 골프장 사업에 여전히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골프장 매각 소식이 들려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는 애경그룹이 중부CC 골프장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이 전해진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부CC는 경기 광주에 위치한 18홀 회원제 골프장으로, 애경케미칼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곳으로 확인됐다. 다만, 최근 애경그룹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부CC를 매물로 내놓았다.
이에 여러 대기업이 이를 인수할 가능성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특히 LX그룹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며,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인수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로 구 회장은 과거 LG그룹 시절부터 운영되던 곤지암GC에 대한 애정이 깊어 중부CC를 곤지암GC와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현재 매각 측과 LX그룹 간 가격 협상에서는 차이가 있어 협상은 쉬이 이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8일 매각 측은 중부CC의 가치를 홀당 100억 원 이상으로 책정하며, 약 2,000억 원을 희망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X그룹은 중부CC가 골프장으로서 수익성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접근성 좋은 명문 골프장이 매물로 나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LX그룹에 이어 현재 복수의 원매자가 인수 의사를 밝혀 향후 매각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중부CC는 향후 9홀을 추가로 증설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부지로, 그 가치는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애경그룹이 높은 가치의 골프장을 매각하는 이유는 최근 애경그룹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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