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용 DL그룹 명예회장
사회 환원과 후진 양성 나서
최근 사재 10억 ‘산불 기부’

지난 2015년 순수 자신의 전 재산 2,000억 원을 기부해 재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근황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당시 이준용 명예회장의 사재 기부는 재벌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너 일가의 재산싸움과 비교되며 사회에 큰 귀감이 되기도 했다.
특히 그의 기부는 대기업 총수 개인 자격으로는 유례없는 일로 분류됐다. 이는 당시 기존의 재벌가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재단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기부해 왔으나, 그가 기존의 재벌가와는 달리 기존 공익재단에 재산을 기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8월 대림산업에 따르면 이준용 명예회장은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 통일 나눔 펀드에 통일운동을 위한 기금으로 개인 재산 전액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명예회장이 내놓은 개인 재산은 대림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포함한 대림산업 관련 비공개 주식 등 2,000여억 원 가량에 달했다.
그의 전 재산 사회 환원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각계의 찬사가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이를 두고 김석현 당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외협력 본부장은 “사재 2,000억 원을 기부한 것은 우리나라 기부사(史)상 유례없는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어 박성연 당시 아름다운재단 기부 문화연구소장 역시 “이번 이준용 명예회장의 기부는 한국 기업 풍토나 기부 문화에서 획기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신원 당시 SKC 회장은 “우리 기부 문화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이에 그가 평소에도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으며 사회 공헌 사업에 앞서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 사례 중 하나로 1995년 대구 지하철 공사 현장 폭발 사고 당시 피해 복구와 유가족 성금으로 20억 원을 기탁한 것이 꼽힌다.
실제로 이는 당시 재계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어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에는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GS칼텍스 주식과 상속받은 부동산 등 350억 원 정도의 재산을 대림산업에 아무 조건 없이 출연하기도 했다. 이는 경영난에 빠진 회사를 위해 당시 30대 재벌 오너 중 유일하게 사재를 내놓은 사례로 확인됐다. 더하여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후 1987년 장학금 명목으로 모교에 기부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08년 서울대 관악 캠퍼스 ‘대림 국제관’ 건립을 위해 50억 원을 냈고, 2020년에도 ‘대학 혁신 발전 기금’으로 10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2021년 사재 10억 원을 서울대에 발전 기금으로 기부해 현재까지 서울대에 기부한 개인 재산만 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그는 모교 외에도 사회 곳곳에 아낌없이 사재를 출연해 재계에서 ‘기부왕’으로 통하기도 한다. 이는 그가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난 2020년과 이듬해 20억 원씩을 기부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021년 기준 사랑의열매에 기부한 금액만 70억 원에 달해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중 한 명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최근 이준용 명예회장은 경북·영남권에서 번진 산불 피해의 지원을 위해 또 한 번의 사재 출연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이는 지난 1일 이준용 명예회장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0억 원을 기부한 것이다.
이 성금은 울산·경북·경남 등 산불 피해 지역 주민을 위한 구호 물품과 생계 지원, 임시 대피소 운영 등에 사용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당초 DL 창업주 고 이재준 회장의 장남인 이준용 명예회장은 묵묵하게 기부를 실천해 왔다. 특히 그는 국가적 재난 및 사회적 위기 때마다 적극적으로 온정을 전해 오고 있는 인물로 통한다.

한편, 이준용 명예회장이 사재 2,000억 원을 기부했던 통일과 나눔은 당시 설립된 지 석 달도 되지 않은 신생재단으로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해당 재단의 설립 취지는 남북 교류협력과 인도적 대북 지원, 남북 주민 간 공동체 의식 함양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이를 위한 기금을 조성해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 기반을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통일과 나눔 관계자는 “나눔으로 통일을 앞당기고 통일을 통해 남북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설립 목적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통일과 나눔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단체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며 한차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는 이사장으로 부임했던 안병훈 도서 출판 기파랑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출입 기자로 박 전 대통령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구설에 휘말리자, 통일과 나눔 재단 측은 “좌와 우, 보수와 진보를 망라해 통합적 활동을 벌여나가 민간 통일운동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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