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개 식용 금지법 시행으로 ‘개장수’가 받는 보상금 수준

개 식용 종식법 시행
보상금 연간 1,500억 수준
마리당 30만 원 내외 검토

이달 7일부터 시행되는 개 식용 종식법을 앞두고 정부가 사육 농가 전·폐업 보상비 산정 단가를 개 1마리당 연간 30만 원으로 잠정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년 치 손실 비용 보상에 드는 예산은 1,500억 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일부 동물단체가 “그들이 만족할 만한 보상을 국민 세금으로 해야 하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반발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아직 정부가 몇 년간 개 사육 농가에 대해 보상할지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이데일리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경제연구원을 통해 실시한 ‘육견업계 실태조사’ 결과, 식용 개 1마리당 연간 순수익은 31만 원 선으로 확인됐다. 이 결과는 당초 대한육견협회에서 주장하던 1마리당 연간 순수익 40만 원보다 9만 원 적은 수치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정부는 개 식용 종식에 따른 보상금 산정 단가를 1마리당 30만 원 수준으로 정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농식품부가 최근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라 적정한 수준의 보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조사는 7일부터 시행되는 개 식용 종식 특별법 제정에 따른 후속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됐으며, 식용 목적 개 사육·판매 및 개를 원료로 조리·가공한 식품의 유통·판매를 모두 금지하기 위한 실태 조사로 판단된다. 사실상 오는 7일부터 개 식용 종식법이 시행되나 3년간의 유예기간을 둬 2027년 2월까지 계도기간을 가진다.

특별법의 경우 적절한 보상안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가 치열하게 보상 방안 마련을 위한 협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들이 정산 보상 방식은 사육 마릿수에 따라 보상하되, 가축분뇨 배출시설 신고 면적을 상한으로 두는 방식을 차용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기준 개 사육 농장은 총 1,507개소, 평균 33마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정부가 몇 년 치를 보상할지에 대해 협의가 끝나지 않아 보상안이 몇 년간 지속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특별법 시행 유예기간 3년을 기준으로 잡을 때 사육 농가는 개 1마리당 최대 90만 원을 보상받게 된다. 올 5월 기준 전국의 개 사육 농장에서 키우고 있는 개가 총 50만여 마리로 추산된다는 점에서, 최소 4,500억 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육견협회는 향후 5년간의 손실 비용을 보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정부와의 충돌이 예견됐다. 이들은 마리당 최대 보상금 150만 원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총예산은 7,500억 원 수준으로 불어난다. 이에 대해 육견협회 주영봉 회장은 “식용견 한 마리당 순수익 금액에서도 정부와 업계의 차이가 나는데, 최소한 이 비용이라도 5년분을 지원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 일부 시민단체들과 동물단체 등은 불법적인 개 식용 문제를 왜 국민 세금으로 보상해 줘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반발에 나섰다. 또 정부는 빠른 종식을 위해 폐업 시기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빨리 폐업하는 농가일수록 더 많은 지원을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개 식용 산업이 그동안 거의 다 불법을 기반으로 영유했던 산업이다”라고 지적하며 “보상을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것인 말이 안 된다. 더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 중이다. 한편, 지난 2월 공포되어 오는 7일부터 시행되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 식용 종식법)을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어 사육, 증식, 유통, 판매 등을 했다가 적발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관련 사업자들에게 3년간의 유예기간이 적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9월 정부는 개 식용 업체에 대한 구체적인 전업·폐업 지원 방안을 발표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