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송파구 잠실역 인근 무인 창고에 보관된 수십억 원의 현금을 훔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이중민 부장판사가 야간건조물침입절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피고인 심 모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고객의 창고를 권한 없이 침입해 현금을 빼냈고, 업무 수행을 빙자한 계획적인 범행이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무겁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절취된 현금 중 일부는 수사 과정에서 압수되었지만, 피해 복구는 자발적 반성이 아닌 수사력의 결과”라며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미흡하다는 점을 양형의 근거로 들었다. 심 씨는 지난해 9월 12일 오후 7시경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약 6시간 넘는 시간 동안, 자신이 근무하던 무인 창고에 보관된 현금을 절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금액은 당초 피해자 신고 기준으로 약 67억 원에 달했으나, 심 씨는 재판 과정에서 43억 원 상당을 훔친 사실만 인정했다. 심 씨는 훔친 현금을 6개의 여행 가방에 나눠 담아, 아내 명의로 된 또 다른 창고에 일시 보관했다가 부천의 한 건물로 옮겨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후 12일이 지난 9월 24일,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10월 2일 경기 수원에서 심 씨를 검거했다. 당시 압수된 금액은 전액이 아닌 일부에 그쳤다. 재판부는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인정한 43억 원을 넘어선 67억 원이 창고에 있었다는 점을 의심의 여지 없이 인정하기 어렵다”라며 혐의 인정 범위를 피고인 자백에 근거한 금액으로 한정했다.
이번 사건은 무인 보관 창고를 통한 대규모 현금 보관의 보안성과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사례로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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