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20여 년째 재개발 추진
최근 정비계획 변경안 발표

‘대치동 키즈’라는 별칭이 존재할 정도로 학구열이 대단해 사교육이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동네가 있다. 바로 서울특별시 강남구 대치동이다. 해당 지역에는 동네를 대표하는 아파트들이 존재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은마아파트’이다.
은마아파트는 강남 개발이 본격화한 1970년대에 지어진 강남 1세대 아파트의 상징이다.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 등 많은 매체에서 은마아파트가 등장할 정도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 삼한건설을 한보주택으로 개명한 정태수가 완공한 아파트다. 당시 이곳은 농경지와 유수지로 비만 오면 침수가 심한 저습지였기에 아파트 건설로는 부적합한 지역이었지만, 오히려 이를 노려 헐값에 토지를 매입한 정태수가 이곳에 4,424세대의 대단지 아파트를 조성했다.
당시 은마아파트는 ‘강남에서 가장 잘나가는 아파트’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새 아파트인 데다 시세에 비해 높지 않은 가격이었지만 미분양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주변에 학원가들이 들어서고 대치동이 입시 교육의 중심지로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은마아파트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강남 개발의 일환으로 강북에 위치하고 있던 휘문고, 숙명여고, 경기고, 경기여고와 중대부고, 단대부고 등의 명문 고등학교들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전해 자리를 잡고 ‘강남 8학군’으로 대표되기 시작하며 대치동은 대표적인 주거 공간이 됐다. 1971~1974년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 이전까지 서울대생 30%가 경기고 출신일 정도로 합격률이 높았기 때문에 좋은 학군에서 공부하기 위해 거주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에 교육 특수를 받으며 자연스럽게 집값이 올랐다. 1979년 은마아파트의 분양가는 2,000만 원(3.3㎡당 68만 원)으로 31평(102.3㎡)형 가격이 7,000만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40여 년이 흐른 지금은 약 40배 올랐다. 2025년 4월 5일 거래된 매물을 살펴보면 전용면적 101㎡(10층)가 31억 원에 손바뀜했다. 은마아파트 가격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와 대내외 경제 변수 등에 맞춰 변동하면서 오름세를 지속해 왔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은마아파트도 노후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파트의 재건축이 본격화하면서 은마아파트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여러 차례 무산이 반복되면서 2025년 현재까지도 은마아파트는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지금에 이른 결정적인 이유는 안전진단 통과와 정비구역 지정(정비계획 수립) 절차가 길어진 데 있다. 이에 따라 은마아파트는 2003년 말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이후 약 20년 만인 2023년 조합설립을 할 수 있었다.

낮은 수익성도 문제다. 주변 아파트들에 비해 원래의 건폐율과 용적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은마아파트가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2,000 세대 이상 세대를 늘려야 한다. 서울특별시 조례상 3종 주거지역 300% 대신 준주거지역으로의 종상향 특례를 받아 준주거지역 용적률 법적 상한선인 500%까지 높인다고 가정하더라도 50층 이상으로 재건축(최대 60층)해야 사업성이 보장된다.
그럼에도 긴 기다림에 지친 조합원들 여론이 ‘신속한 사업 추진’으로 모였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최근 조합은 신속 통합 기획 통합 심의를 거쳐 연내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는 오는 5월 21일까지 정비계획 변경안을 공람하고 오는 30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변경안에 따르면 역세권 개발 인센티브 최대 320% 용적률을 적용해 은마아파트는 최고 49층, 5,962가구 규모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 강남구는 은마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 조합이 제출한 정비계획 변경안을 오는 18일부터 공람한다. 이번 변경안 공람은 5월 21일까지 진행하며, 주민 누구나 열람 후 의견을 낼 수 있다. 공람 자료는 강남구청 재건축사업과 대치2동주민센터, 구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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