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제작비가 원인
티빙, KBO 중계방송 진행
고정 시청층 확보된다는 장점 존재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OTT는 비교적 최근 등장했지만, 시장의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빠른 속도로 포화하고 있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당장 해외만 하더라도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훌루, 애플 TV 등 많은 기업이 존재한다. 국내 OTT도 마찬가지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플레이 등 많은 업체가 서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시청자 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차별화와 이용자 취향에 맞춘 다변화 전략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콘텐츠 다각화는 OTT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OTT는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드라마와 영화 중심이었던 기존의 서비스에서 벗어나 예능·다큐멘터리·스포츠·애니메이션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 중 대표적인 전략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스포츠 중계 및 라이브 스트리밍’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월,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WWE)와 50억 달러(약 6조 7,000억 원) 규모의 10년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RAW 중계권을 확보했다.
아마존프라임은 미국 프로풋볼리그(NFL)와 미국 농구 리그(NBA),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북미와 유럽 최고 인기 스포츠 리그의 경기 독점 생중계권을 다수 확보했다. 애플은 2023년 미국 프로축구(MLS)의 글로벌 중계권을 25억 달러에 사들인 데 이어 미국에서 열리는 ‘2025 FIFA 클럽 월드컵’ 중계권도 확보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티빙과 쿠팡플레이를 예로 들 수 있다. 특히 티빙은 스포츠 중계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곳으로 평가된다. 티빙의 모회사 CJ ENM은 KBO와 2024년부터 2026까지 3년간 KBO 리그 유무선 중계 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꾸준히 유료 가입자가 유입되면서 티빙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빠르게 증가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티빙의 MAU는 3월 690만 9,226명으로 시작해 프로야구가 개막한 4월에는 700만 명을 넘어섰다. 또한 5월 731만 명, 6월 739만 명, 7월 764만 명, 8월 783만 명으로 점차 증가하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결국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린 10월에는 티빙 사상 처음으로 MAU 800만 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이 같은 실적으로 티빙의 2024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6% 증가한 1,213억 원으로 나타났다.

쿠팡플레이는 이에 맞서 축구에 공을 들였다. K리그는 물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 1등의 해외 유명 리그의 중계권까지 확보해 TV 중계로 보기 힘들었던 해외 리그의 축구 경기를 콘텐츠로 이용하고 있다.
올해는 쿠팡플레이가 영국의 프리미어리그(Premier League · PL)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2025~2026시즌부터는 유럽 주요 프로축구 리그가 모두 쿠팡플레이를 통해 중계된다. 이후에도 데이비스 컵(테니스), 포뮬러원(F1), 원 챔피언십(격투기)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으로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스포츠 리그 중계를 앞서 말한 콘텐츠 다각화의 대표적인 전략으로 꼽은 이유가 뭘까. 바로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콘텐츠 제작비’ 때문이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높아진 출연료와 제작비로 인해 낮은 수익률을 거둔다. 하지만 스포츠의 경우 ‘중계권’ 하나가 사실상 제작비이기 때문에 투자 대비 효율적이다.
여기에 새로운 콘텐츠의 경우 작품의 흥행에 부담감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스포츠의 경우에는 ‘고정 시청층’이 확보되어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되어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또한, 해당 콘텐츠를 통해 신규 가입자는 유입하고, 고정 구독자는 묶어 두는 ‘락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이러한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에 대해 “드라마, 영화는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데에 반해 성공할 거라는 보장이 없다”라면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고정적인 팬층이 있는 스포츠에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안정적인 콘텐츠를 생산할 때 드는 제작에 비해 스포츠 중계가 제작비 측면에서 조금 더 적게 드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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